장면 설명
핸드폰 속 옛 연인의 사진을 보며 덤덤하게 이별을 수용하려다 끝내 무너지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20대 여성의 독백.
소연
겉으로는 어른스럽고 담담하게 이별을 대하려 하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상대를 깊이 사랑하고 있어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 인물. 눈물을 꾹 참아내는 덤덤한 표정과 무너지는 순간의 간극이 크다.
대사 미리보기
어두운 방 안. 침대 헤드에 기대어 무릎을 세우고 앉은 소연.
방을 밝히는 건 오직 그녀의 손에 들린 핸드폰 화면의 불빛뿐이다.
화면 속 남자의 사진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만히, 아주 조심스럽게 쓸어내린다.
소연
(작고 담담한 목소리로,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머리 잘랐네. 훨씬 낫다. 지저분하다고 좀 자르라고 할 땐 그렇게 말 안 듣더니.
소연, 화면 속 남자의 눈을 가만히 응시한다.
그녀의 눈동자에 투명한 눈물이 차오르지만, 목소리만큼은 흔들림 없이 차분하다.
소연
(조용히 체념한 듯)
여기까지인가 봐, 우리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제 진짜 끝인 것 같아. 어제 네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 썼다 지웠다 반복했을 그 '미안해'라는 세 글자 보면서, 이제는 정말 돌아서야 할 때라는 걸 알았어.
소연이 핸드폰을 쥔 손에 가볍게 힘을 준다. 깊은숨을 들이마신다.
소연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나도 너한테 마지막으로 예쁜 말만 남겨주고 싶어. 부디... 나보다 훨씬 좋은 사람 만나. 툭하면 서운하다고 투정 부리는 나 같은 애 말고, 네 그 넓은 마음 다 알아주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아프지 말고, 좋은 것만 보고... 우리 만났던 시간은, 그냥 아주 예뻤던 짧은 계절이었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