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50초
·드라마7
2026년 2월 27일
ILR03W셔터가 반쯤 내려간 어두운 세탁소 안.
수십 년 된 다림판 앞에 앉은 만석이 소주잔을 단숨에 털어 넣는다.
그의 투박하고 주름진 손이 테이블 위에 놓인 낡은 카세트 녹음기의 '녹음' 버튼을 꾹 누른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작게 들린다. 만석이 헛기침을 한다.
만석
(멋쩍고 어색하게 웃으며)
아, 아. 마이크 시험 중. 지연아, 내 목소리 들리냐?
(피식 웃으며)
요즘 세상에 스마트폰 놔두고 웬 청승이냐고 하겠지. 아비도 안다. 아는데... 내일 네 화장한 얼굴 보고는 도저히 이 말이 안 나올 것 같아서, 구석에 박혀있던 이 고물 기계를 굳이 꺼냈다.
만석, 소주를 한 잔 더 따라 마신다.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홀로 낡은 녹음기를 켠 채 회환과 축복, 눈물이 섞인 진심을 쏟아내는 늙은 아버지의 독백.
만석
남자60대 이상만석
남자60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