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설명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약 1600년) 3막 1장 앞부분 발췌. 햄릿이 삶과 죽음, 행동과 무행동 사이에서 고뇌하는 1인 독백 본체 + 직후 오필리아 등장 인사까지 포함. 본 자료는 독백 부분에 한정. 영어 정본(Q2/F1)은 공유저작물, 한국어 번역은 YSDB 자체 번역(무대 화법체).
햄릿
덴마크의 왕자. 부왕이 의문의 죽음을 맞고 어머니가 숙부 클로디어스와 재혼한 뒤, 복수의 의무와 자살 충동 사이에서 깊은 우울에 빠진 인물.
대사 미리보기
햄릿이 홀로 회랑에 들어선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멀리서 오필리아가 기도서를 들고 등장하지만, 아직 햄릿은 알아채지 못한다.
햄릿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참고 견디는 것이 장한 것이냐,
아니면 환난의 바다에 맞서 무기를 들고 부딪쳐 끝장내는 것이 장한 것이냐?
죽는다, 잠잔다 — 그뿐이다.
잠들면 모든 것이 끝난다 — 가슴앓이도, 육신이 짊어진 수천의 고통도.
그렇다면 죽음과 잠, 이야말로 열렬히 희구할 결말이 아니냐!
햄릿, 잠시 멈춰 사색에 잠긴다.
햄릿
잔다. 그러면 꿈도 꾸겠지.
아 — 거기에 문제가 있다.
저 죽음의 잠 속에 무슨 꿈이 들이닥칠지 —
이 죽을 운명의 굴레를 벗어 던졌을 때 —
그것을 생각하니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주저가 있기에 비참한 삶이 이토록 길어지는 것이다.
햄릿이 회랑을 천천히 걷는다. 분노와 자조가 뒤섞인 목소리로.
햄릿
그렇지 않다면, 누가 견디겠느냐 —
세월의 채찍과 조롱을,
폭군의 횡포와 거만한 자의 모욕을,
멸시받은 사랑의 고통과 법의 지연을,
관리들의 오만을,
그리고 덕 있는 인내자가 무가치한 자에게서 받는 멸시까지.
한 자루 비수면 깨끗이 청산할 수 있는 것을,
누가 이런 무거운 짐을 지고 신음하며 진땀을 흘리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