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설명
궤도 연구소에서 3개월간 고립되어 연구하던 연구원이 지구 자기장 근처에서 발견된 미세 중력 이상 현상을 목격하고 학술적 희열에 빠지는 순간
혜수
냉철하고 분석적인 수석 연구원. 3개월간의 고립 생활로 체력은 바닥났으나, 학술적 호기심 앞에서는 아이 같은 열정을 뿜어내는 인물입니다.
대사 미리보기
연구소 내부는 각종 계측 장비의 기계음과 냉각 팬 소리만 가득하다.
혜수는 무중력 상태를 반영하듯 허공에 다리를 띄운 채 메인 콘솔의 데이터를 응시하고 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뻗쳐 있고, 얼굴엔 피곤함이 가득하지만 눈빛만큼은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혜수
(모니터 속 그래프를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숨 가쁘게)
말도 안 돼... 이 파형... 이건 단순한 배경 방사선 노이즈가 아니야.
LIGO
(라이고)
에서도 놓쳤던 초저주파 중력파 섭동
(Perturbation)
이 지금 내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렌더링되고 있다고.
(데이터를 미친 듯이 스크롤하며)
자, 봐. 지구 자기권 경계에서 발생하는 제이만 효과
(Zeeman effect)
랑은 차원이 달라.
이건 공간 자체가... 비틀리고 있어.
혜수, 흥분한 나머지 공중에서 몸을 한 바퀴 회전시키며 제어반을 붙잡는다.
혜수
(혼잣말로, 거의 경외감에 찬 목소리로)
3개월이야. 보급선도 안 오고, 산소 재생기 필터는 맨날 말썽이고...
내가 여기서 미쳐가는 줄 알았는데.
이걸 보라고 기다리게 한 거였어?
지구 자기장과 태양풍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 특이점...
이건 알쿠비에레 드라이브
(Alcubierre drive)
이론에서나 보던 시공간 수축 파형이랑 정확히 일치해!
혜수, 전력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기록 장치를 활성화한다.
혜수
(기록용 마이크에 대고, 격양된 톤으로)
로그 기록 92-B. 수석 연구원 김혜수.
현재 고도 400km, 열권 하부에서 국소적 중력 렌즈 효과 포착.
암흑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추정되는 질량 밀도 비정상치가 표준 편차의 15배를 넘어섰음.
여러분, 이건 노벨상이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가 중력을 제어할 수 있는 '손잡이'를 찾았다는 뜻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