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설명
차디찬 궁궐 속, 서로의 안위보다 함께하는 죽음을 택한 두 여인의 시리고도 애절한 연대기
명혜
·여자·30대
가문의 몰락으로 체념했으나, 끝내 연화와 운명을 함께하려는 단단한 중전.
연화
·여자·20대
자신을 품어준 명혜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하는 헌신적인 후궁.
대사 미리보기
차디찬 달빛만이 들어오는 적막한 전각.
화려한 당의를 입었으나 초췌한 안색의 중전 '명혜'가 홀로 앉아 있다.
잠시 후, 남장을 한 채 피 묻은 서찰을 든 후궁 '연화'가 급히 들어온다.
연화
(낮게 읊조리며)
마마, 어찌 아직 여기 계십니까. 어서 길을 나서셔야 합니다.
명혜
(미동도 없이)
길이라니. 이 궐 담장 너머 내 갈 곳이 어디 있다고 그러느냐.
연화
(명혜 앞에 무릎을 꿇으며)
오라버니께서 성문 밖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 서찰에 적힌 대로만 하시면, 마마께서는 죽은 사람이 되어 자유를 얻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