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설명
데이트 준비를 하며 거울 속 자신의 낯선 미소를 마주한 20대 남자가, 연애 후 달라진 평범한 일상에 어이없어하면서도 벅찬 진심을 고백하는 현실 독백.
우진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평범한 20대. 팍팍한 일상에 지쳐있었지만, 첫 연애를 시작한 후 주체할 수 없이 부드러워진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적응 중이다.
대사 미리보기
침대 위에는 입고 벗어둔 옷들이 널브러져 있다.
우진이 거울 앞에서 셔츠 단추를 채우고 있다.
머리를 매만지던 그가 거울 속 자신과 눈이 마주친다.
어느새 활짝 올라가 있는 입꼬리를 발견하고, 헛기침을 하며 억지로 표정을 푼다.
우진
(거울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아, 미치겠네. 왜 자꾸 실실 쪼개고 난리야. 진짜 바보 같네.
우진, 손가락으로 양 볼을 꾹꾹 누르며 표정을 굳혀본다.
하지만 3초도 지나지 않아 다시 픽 웃음이 새어 나온다.
포기한 듯 의자에 털썩 걸터앉아 양말을 신는다.
우진
(양말을 신으며 혼잣말로 투덜대듯)
동기들이 자꾸 요새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는 거야. 복권에 당첨된 것도 아니고, 월급이 오른 것도 아닌데. 자꾸 얼굴이 폈대. 내가 생각해도 좀 이상하긴 해.
우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위에 굴러다니던 향수를 집어 든다.
허공에 가볍게 뿌리고 그 아래를 쓱 지나간다.
우진
(창밖을 흘끗 보며)
어제 퇴근할 때 비 엄청 쏟아졌잖아. 우산도 안 챙겨 나갔는데. 원래 같았으면 '아, 오늘 하루 종일 재수 없네' 하면서 인상 팍 쓰고 뛰어갔을 거거든? 근데 그냥... 비 맞으면서 걷는데 하나도 안 짜증 나는 거야. 시원하더라고. 나 진짜 병원 가봐야 되는 거 아닌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