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설명
다이어트 1일 차, 결연한 의지로 샐러드를 준비하던 지수. 하지만 드레싱의 칼로리를 계산하다 시작된 기적의 논리는 결국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지수
매주 월요일마다 다이어트를 선언하지만, 매번 자신만의 독특한 논리로 무너지는 인물. 남들이 보기엔 어이없지만 본인은 매우 진지하며, 표정 변화와 말재주가 좋다.
대사 미리보기
식탁 위에는 거대한 샐러드 볼과 각종 드레싱, 그리고 뜯지 않은 치킨 전단지가 놓여 있다.
지수는 비장한 표정으로 샐러드 채소를 씻어 물기를 털고 있다.
지수
(채소를 털며 스스로에게 비장하게)
지수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결정을 내린 날이야. 다이어트 1일 차.
(채소를 볼에 담으며 감탄하듯)
와, 이 푸릇푸릇한 것 좀 봐. 이걸 먹으면 내 몸도 아마 숲처럼 정화되겠지? 암, 그렇고말고.
지수, 드레싱 병을 집어 들려다 멈칫한다. 병 뒤의 영양성분표를 뚫어지게 노려본다.
지수
(미간을 찌푸리며 기가 찬 듯)
세상에, 이 드레싱 만든 사람 제정신인가? 100그램당 450칼로리?
이건 드레싱이 아니라 거의 농축된 액체 지방인데?
(단호하게 드레싱을 내려놓으며)
안 돼. 오늘은 드레싱 없이 간다. 인생은 원래 고난과 역경의 연속인 법이니까.
지수, 드레싱 없는 채소를 한 입 씹어본다.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마치 종이를 씹는 듯한 표정으로 억지로 삼킨다.
지수
(허공을 보며 허탈하게)
...진짜 건강한 맛이네. 너무 건강해서 영혼이 몸 밖으로 나갈 것 같아.
아니, 잠깐만. 소도 풀만 먹는데 덩치가 왜 그렇게 큰데?
풀을 맛없게 많이 먹어서 그래. 심리적 허기라는 게 있거든. 마음이 배고프면 몸은 더 지방을 축적하려고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