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41초
·판타지드라마멜로1
2026년 5월 1일
1Z336O햇살이 잘 드는 정갈한 거실.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각 잡혀 있다. 먼지 한 톨 없다.
민준이 소파에 앉아 무표정하게 TV를 보고 있다. 화면 속에서는 시끄러운 예능 프로그램이 한창이지만,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세상과 그 사이에 투명한 벽이 있는 듯하다.
초인종이 울린다.
민준은 미동도 없이 화면만 응시한다. 잠시 후, 다시 한번 초인종이 울린다. 그제야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다.
문 앞에 놓인 것은 작은 택배 상자. 수취인 이름은 '한수진', 하지만 주소는 분명 이 집이다. 민준은 상자를 들고 들어와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한수진'이라는 이름을 손가락으로 쓸어본다. 옆집 여자다. 가끔 마주치면 어색하게 목례만 하던 사이.
그는 상자를 들고 현관으로 향하다가, 문득 걸음을 멈춘다. 상자가 손안에서 아주 미세하게, 심장처럼 뛰는 것 같다. 착각인가. 민준은 상자를 귀에 대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손끝으로 전해지는 고동감은 여전하다.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부엌에서 커터칼을 가져온다. 테이프를 끊고 상자를 연다. 안에는 검은 벨벳으로 감싸인 작은 상자가 하나 더 있다. 조심스럽게 열자, 진주알보다 작은 씨앗 하나가 놓여 있다. 희미하게, 아주 희미하게 빛을 내뿜는 것 같다.
민준
(혼잣말) ...뭐야, 이게.
잘못 배달된 택배 상자 속, 기억을 피우는 기묘한 씨앗에 대한 이야기.
수진
여자50대민준
남자50대수진
여자50대민준
남자50대